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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경영자로 일한다는 것 

강기혁 ( 뉴빌리티 VP  l 부대표 ) 


💫 뉴빌리티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모여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하고 있어요.

첫 번째 주인공은 뉴빌리티 부대표 역할을 맡고 있는 강기혁 님입니다.



🌟 기혁 님의 인터뷰에선 이런 것들을 읽을 수 있어요. 

  • 뉴빌리티는 어떤 프로덕트를 준비하고 있는지
  • 뉴빌리티는 어떻게 자율주행 배달로봇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 전기전자 학부생이었던 기혁님은 어떤 사연으로 뉴빌리티의 부대표 역할을 맡게 되었는지
  • 개발자에서 경영자로 바뀐 그는 현재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략하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면접보는 것 같네요. (웃음) 안녕하세요. 뉴빌리티 부대표 강기혁입니다. 입사 초기부터 개발 실무를 계속 해왔고, 회사의 히스토리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 영역이 생길 때마다 경영을 서포트 하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어요. 가장 큰 부분으로는 프로덕트 총괄을 하고 있습니다. 배달로봇 뉴비가 고객에게 완성도 있게 서비스 되도록 관리하는 역할이고요. 기술 개발 프로그램도 관리하고 있어서 사업 로드맵과 기술 측면을 다양하게 보고 있어요. 

Q. 기혁님은 처음 어떻게 뉴빌리티라는 스타트업에 함께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2019년 말에 이상민 대표가 같이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해서 합류를 하게 되었어요. 이상민 대표는 연세대학교 기숙사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제 친구의 룸메이트였거든요. 제 친구이자 지금 뉴빌리티 일원이기도 한 동건님 방에 놀러갔는데, 상민님 자리에는 나사(NASA) 포스터 같은 게 붙어있는 거예요. 그때는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지’ 생각했는데요. 어쩌다보니까 친해졌어요.

그러다 뉴빌리티가 *피봇 하는 시점에 저한테도 함께 해보자는 연락이 왔어요. 그때 저 말고도 연세대학교 동기 여러 명이 합류를 했었죠. 원래 대표님이 이곳 저곳에 잘 제안하는 타입인가봐요. 여러 사람에게 같이 하자고 찔러봤는데, 제가 낚인 것 같아요 (웃음)

*피봇 : 사전적 의미는 ‘회전축'으로, 농구에서 한 발을 유지하면서 다른 발을 반대로 도는 것을 피봇이라고 한다. 

스타트업에서는 공략하고자 하는 시장, 핵심 기술 및 역량 중 어떤 것을 유지하고 필요에 따라 나머지를 바꾸는 것을 피봇이라고 이야기 한다. 

Q. 제안을 받았을 때 사업을 같이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점에 가장 끌리셨어요? 

스타트업에 대한 로망은 늘 있었어요. 관련해서 책도 많이 읽었고요. 그래서 대학에 가면 새로운 기회가 많이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그렇진 않았어요. 학교에 가보니 다들 공부만 하고 있는 거에요. 저 나름대로는 스타트업 설명회에 참여하기도 하고, 학회에도 들어갔어요. 그런데도 생각보다 별 게 없어서 갈망을 하고 있는데 지금의 대표님이 찔렀던 거죠. 지금 합류하지 않으면 할 기회가 없겠다고 느꼈어요.

사실 처음 제안을 들었을 때, 사업 아이템은 별로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만해도 이상민 대표는 ‘라스트 마일 지도 정보'를 만들겠다고 했거든요. 지도 정보는 국가가 하는 사업인 경우가 많아서 될까 싶었죠. 그래도 일단 없는 시장을 뚫겠다는 생각이 마음에 들었고, 이상민 대표 한 사람을 믿고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상민 대표가 워낙 열정적으로 활동 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나사(NASA)에 특허를 팔거나 하는 특이한 이력이 있기도 했고, 이후의 활동이나 성과도 눈에 띄게 보이기도 했고요. 이 사람이 창업 아이템을 했을 때는 성공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마 투자자들도 저랑 비슷한 판단으로 뉴빌리티에 투자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거예요.

Q. 처음에 아이템이 별로라고 생각했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하세요? 

네. 그럼요. 지금은 아이템도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피봇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라스트마일 지도를 만들겠다고 했다가,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가, 지금의 자율주행 로봇까지요.

재미있는 건 처음에 라스트마일 지도 정보를 만든다고 했을 때부터 바로 로봇은 만들기 시작했어요. 지도가 활용될 레퍼런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로봇 개발을 빠르게 시작했었죠. 개발을 시작하니 지도만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자율주행 오토노미 솔루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고, ‘이것만 있어서는 안된다. 하드웨어도 있어야겠다' 라는 판단으로 프로덕트 라인을 만들었어요. 그게 현재 뉴비라는 자율주행 로봇이 되었죠.

Q. 그때 대표님이 같이 해보자고 끌어들인 사람들이 전부 경영자 직함을 얻지는 못했을 것 같은데요. 

특별히 기혁님이 부대표 역할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몰라요. 대표님이 하라던데요. (웃음) 이유는 대표님이 가장 잘 알겠죠. 제 추측으로는 가장 오너십을 가지고 열심히 하지 않았나 싶어요. 회사가 시작된 건 2017년이었는데, 저는 19년도 말에 들어왔거든요. 꽤 최근에 합류했는데, 제가 오너십을 가지고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게 부대표가 된 이유이지 싶어요. 

Q. 뉴빌리티에서 하고 있는 사업과 부대표님이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첫째는 ‘뉴비 자율주행 배달로봇’ 프로덕트입니다.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알고 계시는 B2B로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기업에 렌탈하는 사업이에요. 두 번째는 뉴비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백엔드 솔루션이에요. 저희는 ‘뉴비고’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자율주행 로봇을 기업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덕트입니다. 세 번째는 B2C 사용자 어플리케이션 개발로 배달 서비스 가설을 검증하는 TF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저는 현재 ‘뉴비 골프' 서비스 마무리에 집중하고 있어요. 뉴비 골프는 골프장에 특화한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고요. 위에서 설명한 ‘뉴비'와 ‘뉴비고’ 두 가지 프로덕트를 조합한 서비스예요. 올 10월에 커머셜 프로덕트를 출시할 거거든요. 그때 론칭을 잘 하려면 운영 정책이 나와야 할 게 많거든요.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뉴비가 골프장에서 시연했다는 건 기사에서 봤어요. 

    ‘뉴비 골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고객이 쓰기에 편한 서비스가 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골프장에서 시연했을 때 고객 반응은 굉장히 좋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돈을 주고 도입하려고 하는 B2B 고객은 우려되거나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그런 부분들을 다듬고 있어요. 고객이 ‘재미있다' 반응하는 것 이상으로, 매출을 만들 수 있는 부분을 더 고민하고 있고요. 기존 시나리오에서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더 편하게 서비스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개선하고 있어요. 

Q. 뉴빌리티에서 일하면서 가장 재미와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였어요? 

연세대학교 송도 캠퍼스에서 *PoC 할 때 제일 재미와 보람이 있었어요. 처음 도전할 때만해도 프로토타입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는데, 정말 빠르게 로봇을 출시하고 무인 자율주행으로 배달을 성공 했거든요. 처음 서비스 시나리오를 만들고 특정 플랫폼에 연동해서 실질적으로 PoC를 했던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PoC (Proof of Concept) : 기존 시장에 없는 개념을 도입하기 전에 검증하는 단계 

Q. 그럼 일하면서 가장 힘든 때는 언제였어요? 

지금 제일 힘들어요 (웃음) 기술적으로 힘든 때는 별로 힘들지 않은데요. 회사가 성장하면서 생기는 사람과 관련한 문제가 어렵게 느껴져요. 

Q. 예를 들면 어떤 문제가 있어요? 

저희 회사에 온 지원자들이랑 이야기를 해보면, 비전을 많이 이야기했어요. 일상의 많은 문제를 로봇으로 더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빠르게 성장하는 데에 매력을 느끼고 합류한 분들이 많아요. 저희 회사는 그런 미션 스테이먼트가 명확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이거든요. 앞으로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망할 거라고 예측하기도 하고요. 바깥 상황이 불안하니 매출을 빠르게 내는 게 중요해졌는데요. 매출을 내기 위해서 미션에 대해 타협하는 부분이 있다면 구성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고민을 많이 해요.

Q. 고민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어요? 

구성원을 설득하면서 갈 수 밖에 없어요. 최근에는 주기적으로 타운홀 미팅을 하기 시작했어요. 타운홀 미팅에서 현재 상황을 터놓고 새로운 사업 기회에 대해 이야기 해요. 가능한 투명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하는데, 완벽하게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최고의 소통 방법이 무언지, 어떻게 소통하고 공유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정보 공유가 안된다고 생각하면, 구성원들은 피로감과 답답함을 느끼거든요.

형식적으로는 모든 슬랙 채널을 오픈 채널로 운영하고 있지만, 구성원들이 그렇게 쓰지 않으면 장치는 그저 장치일 뿐이거든요.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을까. 그게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에요.

Q. 정말 경영자적인 고민인 것 같아요. 

대표님은 사업적인 고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저는 경영과 인사에 관련한 내부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대표님이 매출과 사업적 방향에 집중한다면, 저는 균형을 맞추어야죠. 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시작했지만, 실무를 안 한지는 꽤 됐어요. 

Q. 연결되는 질문일 것 같은데요. 

뉴빌리티에서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어떤 거예요? 

저는 전기전자학과를 전공했고, 엔지니어로 출발했기 때문에 기술자 마인드가 있는데요. 그게 점점 사업가적 마인드로 바뀐 부분이 있어요. 기술자 마인드라면 ‘안돼. 안돼.’ ‘못해. 못해.' 라고 반응할 부분도 사업가의 마인드라면 그 중에서도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 중에서도 돈이 되는 기술을 찾아야 하거든요.

또 말씀 드린 것처럼 조직과 관련한 고민도 많이 해서 경영과 인사 문제에 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표현하자면 쪽집게 과외를 받은 것 같기도 해요. 경영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경험적으로 ‘이거구나!’하며 배운 게 많아요.

Q. 개인적인 목표도 있을까요? 

아뇨. 지금은 전혀 없어요. 개인적인 목표는 없어요. 경영자 마인드로 바뀌니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 목표가 생긴다면, 거기서부터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실무를 안하면 개발자로서 커리어는 어쩌나 고민을 할 수 있겠지만, 제가 커리어를 쌓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하면 회사의 방향이 틀어질테니까요. 지금은 회사가 잘되는 게 유일한 목표예요.

Q. 이 질문을 여러 사람들에게 드려 봤는데, ‘없다’고 대답한 분은 처음이라서 놀랐어요. 

     뉴빌리티의 초창기 멤버로서, 변화도 많이 체감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어떤 부분이 가장 달라졌나요? 

사람들도 많이 변했고, 사업도 많이 변했는데 무엇보다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이곳저곳에서 무시를 많이 받았거든요. 예를 들어 자율주행 관련 커뮤니티가 있는데요. 저희와 관련한 기사 처음 떴을 때 무시하는 댓글이 많았어요. 저희가 아무래도 학부생 출신이다 보니 ‘학부생이 해봤다 뭘 하겠어' 하는 분위기가 있었죠.

그때 ‘빠르게 배워서 빠르게 성장하자’는 모멘텀이 생겼어요. 지금은 예전처럼 저희 회사를 무시하는 사람은 없어요. ‘열심히 잘하는 조직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고요. 대외적으로 좋은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까, 대내적으로도 좋은 조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모두가 납득하는 선에서 잘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Q. 예전에는 사업을 성공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다면, 지금은 경영/조직 관련 목표가 많이 생긴 것 같네요. 

개인적인 목표일 것 같아요. 당연히 사업적 목표가 제일 중요하죠. 저희 조직의 비전과 미션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어요. 방향성은 늘 변함 없지만, 회사가 존속할 수 있도록 매출을 먼저 내보자고 방법은 바꾸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희가 항상 적어 놓는 말이 있어요. ‘라스트마일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이용해서 시장의 라이프 스타일을 혁신하겠다.' 결국에는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현재의 가설은 배달로봇이지만, 무엇으로 혁신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Q. 회사가 계속해서 성장하며 변화하고 있는데, 과정에서 꼭 지키고 싶은 가치나 성장방향이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로는 ‘악해지지 말자'는 거예요. 같이 잘 성장하자.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다보니 갈등이 늘 있지만, 어떤 상황이든 ‘악해지지는 말자’고 늘 생각해요. 

Q. 뉴빌리티에 지원을 고민하는 미래의 동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구성원들이 그런 것 같긴 하거든요. 미디어를 통해 보여지는 사회생활은 그렇지 않기도 하잖아요. 일은 잠시 하는 거고 회사를 떠나서 내 삶을 찾자는 인식도 많은데, 재미있는 일을 하는 회사,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회사. 그래서 구성원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물론 구성원들이 하고 싶은 일만 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뽑을 때는 지원자가 하고 싶은 일에 관해 충분히 물어보고, 거기에 맞추어 제안하려고 하고 있어요. 

Q. 특별히 앞으로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기대하나요? 

열정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의 뉴빌리티가 그랬듯이 빠르게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이요. 현재는 조금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열정적으로 일해서 빠르게 성장하는 구성원과 일하고 싶어요. 진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물론 최고의 인재를 뽑으려는 노력은 항상 하고 있어요. 테슬라도 그렇잖아요. 준비된 최고의 인재만 뽑겠다고 하는데, 저희도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최고의 인재가 필요하긴 하거든요. 그런데 잠재력이 큰 사람이 최고의 인재가 되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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