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문과생’이 로봇 회사에서 살아남는 법
이주광 ( Robot Business l Business Development / 前 Site Operation l Lead )
💫 뉴빌리티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모여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하고 있어요.
오늘은 현장운영팀의 리더, 이주광 님을 모셨습니다.
주광님은 이십 대 중반에 로봇이 움직이는 현장과 엔지니어를 연결하는 현장운영팀의 리더가 되었어요.
🌟 주광 님의 인터뷰에선 이런 것들을 읽을 수 있어요.
Q.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뉴빌리티에서 현장운영팀에서 리더 역할을 맡은 이주광입니다. 20년 7월부터 뉴빌리티와 함께하게 되었어요.
Q. 뉴빌리티 현장운영팀은 어떤 일을 하는 팀인가요?
현장운영팀의 주된 업무는 서비스 운영과 운영 시스템 기획이에요. 먼저 서비스 운영은 고객이 로봇 배달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본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거예요. 세부적으로 고객사 현장 소통, 서비스 지원 인력 관리, 현장 셋업, 현장 문제 대응 등의 업무를 하고 있고요.
운영 시스템 기획은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 설계하는 업무입니다. 고객이 로봇을 이용하는 과정을 시나리오로 만들고 실제로 고객 입장에서 사용해보고 검증하면서 더 나은 고객 경험을 만드는 역할을 해요. 현장에서 고객 의견을 수집해 반영하기도 하고요. 그 과정에서 현장의 많은 문제와 의견을 각 기술팀에 전달해 개선하게 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유관부서와 끊임없이 소통합니다.
하는 일이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회사의 허브(hub)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다른 부서들이 알기가 쉽지 않고요. 어떤 점을 적용하거나 적용하지 않을지도 분류가 필요하기 때문에 늘 회의하고 방향성과 우선순위에 따라 전달 하곤 해요.
Q. 그렇다면 요즘 현장운영팀이 집중하는 과제는 어떤 것일까요?
늘 그렇지만 고객 경험을 더욱 만족스럽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저희의 고객은 ‘로봇을 렌트하는 회사’와 ‘서비스를 경험하는 고객’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는데요. 로봇 배달 서비스를 지원하는 도심지, 골프장, 편의점, 국회도서관에서 고객이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소통하고 개선하고 있어요.
Q. 주광 님은 과거 이력이 재미있다고 들었어요.
뉴빌리티에 다니기 이전에는 어떤 전공을 하셨고, 어떤 일을 하셨어요?
저는 심리상담학과를 전공했는데요. 처음에는 회장님 비서로 회계를 비롯한 사무를 담당하다가 반찬 프렌차이즈에 이직하게 되었어요. 당시 제가 취업했던 가게는 매달 700만 원씩 적자를 기록하는 곳이었는데요. 그곳을 4개월 후에 100만 원 영업이익의 흑자 지점으로 바꾸어내면서 본사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본사에 는 현장을 경험한 직원들이 거의 없는 거예요. 다시 현장으로 가겠다고 이야기해서 적자 지점 3개를 담당하게 되었어요. 이전에 한 지점을 흑자로 바꾼 경험이 있다 보니, 적자를 기록하는 다른 지점의 문제점도 확연히 보이더라고요. 전 매장에 배달 시스템을 도입하고, 주변 복지관과 연계해서 정기 도시락과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흑자를 많이 냈었죠.
Q. 어떻게 뉴빌리티에 함께 하게 되었어요?
반찬 프렌차이즈에서 영업이익을 고민하고, 배달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하는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소상공인에게는 배달 업체 수수료와 배달비가 생각보다 엄청난 부담이더라고요. 그런데 배달비와 배달 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로봇 회사가 있다고 하길래 관심이 생겼어요.
그렇게 뉴빌리티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요. 당시 뉴빌리티 면접관의 눈에 광채가 있었어요. 뉴빌리티가 성공할 거라고 확신한다는 자부심이 있는 눈빛이었죠. 원래도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요. 이런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떤 스타트업보다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배달 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사의 입장이 어떤지 잘 알고 있으니, 제가 잘 해낼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Q. 실제로 일해보니 어떠셨어요?
재미있어요. 현장운영팀은 누구보다 먼저 문제를 접하고, 그 문제를 고치는 사람이라는 게 뿌듯해요. 동시에 부담이 크기도 하죠.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일하는 재미만 즐길 수는 없고, 업무적 성공과 성취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 부담이 제 성장에 있어선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일반 기업에 다닐 때는 퇴근 시간만 기다린 적도 있었거든요. 정해진 임금이 있으니까 부업을 찾아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퇴근 시간 이후에도 더 공부할 것을 찾아보곤 해요.
Q. 전공과 관련없는 로봇관련 스타트업 회사에 취업하셨는데, 소통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회사 내에 비개발 직군이 거의 없었어요. 개발자들이 당연하게 주고받는 언어를 저는 몰라서 어려움이 있기도 했어요. 예를 들면 제가 “로봇 구동부 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 하면 개발자 분들은 정확히 구동부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되묻곤 했어요. 아마 처음에는 다른 직원분들이 저랑 소통하는 게 답답하셨을 거예요.
Q.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하셨어요?
입사하자마자 책을 샀어요. 처음에 했던 업무가 ‘데이터 라벨링’이었는데, 저는 그게 어디에 쓰이는지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인터넷이랑 책으로 공부를 엄청나게 했던 기억이 나요. 회사에서 첫 월급을 받았을 땐, IT 관련 지식 책을 10권 정도 샀어요. 책을 읽으면서 개발 언어와 체계, 우리 회사 직원들이 어떤 툴을 써서 어떤 일을 하는지 공부했어요.
제가 공부를 하고 여쭈어보니까 다른 직원분들도 ‘우리 뉴비’라고 귀여워해주시면서 많이 설명해주고 그러더라고요. 또 저는 입사하자마자 개발자 한 분 한 분과 다 밥을 먹었는데요. 감사하게도 그분들이 각자의 기술 설명을 해주셔서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적었어요. 기술을 이해하고 나서 훨씬 일도 재미있어졌고요.
@ 주광 님의 추천 책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Q. 개인적으로 노력을 많이 하셨네요! 주광님은 또 어떤 때에 뿌듯함이나 재미를 느끼시는지 궁금해요.
모든 팀이 그렇듯이 현장운영팀에서도 월별 목표와 분기 목표인 KPI를 정하는데요. 저희팀은 특히 하나 사이트의 *POC를 완료했을 때 뿌듯함이 커요. 보통 학교나 학원에서 책 한 권을 마치면 책걸이를 하듯이 저희끼리도 한 지역 POC를 마치면 워크숍을 다녀온다거나 맛있는 걸 먹으면서 피드백하는 시간이 있거든요. 한 곳 한 곳 마무리하고 피드백할 때마다 팀원 각자 성장한 것이 많이 느껴져서 뿌듯해요.
*POC (Proof of concept) : 기존 시장에 없었던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사업이 실제로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실제로 구현해보고 검증해보는 단계를 뜻해요. 뉴비는 연세대학교 송도 캠퍼스, 세븐일레븐 서초지역, 아난티 골프장 등에서 성공적으로 POC를 진행했어요.
Q.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성장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어떤 거예요?
저는 회사에 들어와서 MBTI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처음 입사할 때는 ENFP였는데 지금은 검사하면 ENTJ가 나와요. 그게 저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고 느껴요. 처음에는 일을 다소 중구난방으로 했거든요. 그리고 웬만한 일은 모두 전화로 소통해서 처리했어요. 그런데 회사가 커지면서 구두 소통보다는 문서로 남기고 타 직원과 공유해야 할 필요가 생겼어요. 특별히 현장운영팀은 끊임없이 정보가 공유되어야 하는 팀이거든요. 순서대로 정리해서 전달하는 습관이 생기고, 기록해서 공유하니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었어요.
또 저는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이일 저일 가리지 않고 일하려고 했어요. 일을 많이 하는 게 잘하는 거라고 생각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팀의 일이 아닌 부분과 우리 팀의 일을 구분하는 법도 배웠어요. 명확한 방향성이 생기면서 제 분야에 전문성이 생긴 것도 개인적으로 성장한 점이에요.
Q. 일하는 과정에서 배웠던, 일을 잘하기 위한 비결도 있나요?
일을 ‘잘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일을 ‘지속하기 위한’ 마음가짐은 있어요. ‘회사가 성공해야 내가 성공한다’는 생각이에요. 그게 아니라면 남 탓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누가 무엇을 안 해줘서 내가 이것을 못했다.’ 라는 식의 생각이요. 스타트업 회사는 완벽하게 시스템이 갖추어진 회사는 아니니 부족함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기도 할 텐데요. 사실상 핑계라고 생각해요. 우리 회사는 성장하는 단계이고 남 탓을 할 단계는 아니죠. 그래서 저는 네 일 내 일 가리지 않고 해결하려는 편이에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일하면 팀원들도 그렇게 범위를 넘어서서 일하게 되거든요. 그러지는 않도록 우리팀의 일을 자주 명시하는 편이에요. 팀의 주어진 역할 이외의 일은 제가 하는 편이고요. 팀원들은 팀의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Q. 들어보니 리더 역할을 맡게 되어 성장하고 배운 부분도 많이 있으신 것 같네요.
피플팀에서 팀 관리에 대해 필요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부대표님도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좋은 글들을 소개해주고요. 배우고 고민하면서 일을 대하는 관점이 많이 바뀌었어요. 팀원으로 일할 때는 어떻게 성과낼지만 고민했다면, 팀장으로서는 팀원들의 장점을 파악하여 배치하고, 출근하면 먼저 팀원들의 업무를 파악하고 권유하는 습관도 생겼어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Q. 앞으로 주광 님이 꿈꾸시는 비전이나 성장 목표도 들어보고 싶어요.
꿈꾸는 것은 일차적으로 뉴비가 우리나라에 1천 5백 대정도 돌아다녔으면 좋겠어요. 우리 집에서도 뉴비의 로봇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키우는 게 1차 목표예요.
그리고 또 하나 꿈꾸는 것이 있다면요. 뉴빌리티의 현장운영팀이 일을 잘한다고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은 어떤 팀이 유명한 경우가 있잖아요. 팀의 실력으로나 문화로 잘하는 팀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Q. 현장운영팀의 팀 문화를 소개한다면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요?
하고 싶은 의견을 자유롭게 펼치고, 해보고 싶은 일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팀 문화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내고 그 의견을 존중받는. 회사가 성장하며 변화하더라도 이런 팀 문화는 꼭 이어가고 싶어요.
특별히 개인적인 감정이나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심리상담학과 전공을 살려서 가끔 팀원 상담도 하고 있고요. (웃음) 팀원들에게는 ‘주광님 자꾸 전공 살리지 마시라’고 놀림받아요.
Q. 뉴빌리티는 어떤 회사예요? 회사의 장점도 이야기해주세요.
뉴빌리티는 천재들이 모인 곳 같아요. 다들 일을 너무 잘해서 배울 것이 정말 많아요. 마음가짐도 배울 점이 많아요. 다들 열정이 있어요. 뉴비에 대한 애정이 있고, 자신이 하는 일과 기술에 자부심이 커요.
자율주행 로봇을 사무실에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요. 로봇을 실제로 보면서 일할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개발자분들과 가까이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자율주행에 관심이 있거나 배달로봇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 회사가 최고입니다.
Q. 마지막으로 여쭈어볼게요. 현장운영팀은 어떤 사람과 함께 하기를 기대하나요?
피드백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피드백하는 것도 꺼리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요. 저희는 그걸 ‘이빨에 고춧가루 떼주는 문화’라고 표현하거든요. 말할 때 민망하고, 듣는 사람도 당장은 민망하지만 결국 나중에 보면 도움이 되는 말을 나누는 거예요. 비판의 말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아끼지 않는 사람을 만나고 싶고요. 그리고 배달로봇 뉴비에 열정이 있으면 좋겠어요. 그 정도만 갖춘다면 더 바라는 게 없어요.